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 분석과 전망
박경순 새세상연구소 부소장
9월 28일에 열린 북한 조선 노동당 대표자회가 뉴스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뉴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김정은의 대장 군사칭호 부여에 뒤이은 조선노동당 군사위원회의 부위원장 선출이다. 이를 두고 한국사회에서는 3대 세습 논쟁으로 시끄럽다. 그중에서 민주노동당 역시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다. 경향신문에서는 ‘민노당은 3대 세습을 인정하는 것인가?’ 라는 사설까지 내고 김정은의 군사위 부위원장 선출을 비판하지 않은 민주노동당을 공격하였다.
사실 언론들의 이러한 행태는 비이성적이다. 단순히 아들이 후계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단 한가지의 논리만을 절대화하고, 그것을 비판하지 않는 모든 행위들은 친북 종북으로 몰아가는 것이 도대체 이성적 접근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북한의 당 대표자회의 결정을 비판하지 않은 중국 러시아 심지어 미국까지도 친북 종북 집단이라고 규정해야 한단 말인가?
이러한 비이성적 행태가 이번 북한 대표자회를 차분히 분석 평가하고, 그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협력, 남북 통일과정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대한 올바른 대응방향을 찾는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또 우리사회의 지성을 마비시키고, 건강한 토론과 논쟁, 이성적 토론과 연구를 마비시켜,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러한 비이성적 행태에 맞서 이번 대표자회를 과학적으로 분석 평가하고, 향후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들의 올바른 대응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 개최 배경과 목적
북한은 지난 6월 2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소집한다는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결정서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그 결정서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주체혁명위업,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위업 수행에서 결정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하여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2010년 9월 상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선노동당 대표자 회의는 당의 최고 의결기관인 당 대회와 당 대회 기간 중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열리는 임시 당 대회 성격의 회의인데, 지금까지 1958년과 1966년에 두 번 밖에 열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열린 두 번의 대회에서는 주로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조선노동당의 노선과 정책문제가 주요 안건이었다. 그런데 3번째 열린 이번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는 그러한 정책과 노선문제가 아니라,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대회라고 그 성격을 명확히 밝혔었다.
여기에서 의문은 두 가지였다.
현 시점에서 왜 당 대표자 대회를 여는가? 또 왜 당 대회가 아닌 당 대표자대회를 여는가?
이 의문을 풀려면 결정서 내용을 잘 분석해야 한다. 결정서를 보면 이번 회의의 목표가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통상 당 대회는 두 가지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첫째는 그동안의 당 활동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그에 기초한 향후 당 활동의 목표와 방향(총 노선과 정책구상)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둘째는 당 지도체제에 대한 선거를 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현 시점은 당 대회를 열 시점이 아니다. 왜냐하면 강성대국 건설을 총적 목표로 설정하고, 2012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결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 매진하고 있는 도중에 그 목표연도도 되지 않았는데,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목표제시를 위한 당 대회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렇게 볼 때 이번 회의를 당 대회로 하지 않고 당 대표자 회의 형태로 개최했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풀린다.
그렇다면 2012년 이후에 당 대회를 개최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이 시점에서 당 체제정비 사업을 하는가?
일반적으로는 후계문제와 연관시켜 설명하려는 경향이 대부분이며,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과 건강문제로 인해 급조된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분석에 대해 특별히 반론을 제기할 근거는 미약하지만 몇 가지 가설을 놓고 볼 때 이러한 추정 역시 근거는 희박하다.
이번 당 대표자 대회 개최 시점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지난 6월 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 회의를 주목해야 한다. 이 때 내각개편이 있었는데, 그 특징을 보면 최영림 평양시당 책임비서, 김락희 황해남도당 책임비서, 리태남 평안남도당 책임비서 등 지방 당 최고간부진이 대거 내각으로 들어왔다. 이것은 내각의 기능과 역할을 높이는 측면과 함께 지역 시도당 위원장들을 젊은 세대로 교체하는 측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당시 최룡해, 김평해, 홍석형, 박도춘등을 대동했다는 것은 이때부터 이들은 실질적으로 시도당 위원장(책임비서) 역할을 끝내고 다른 역할을 위한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도당 위원장(책임비서)들이 대부분 교체되었다는 것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것은 2012년을 목표로 당 체제 정비작업을 수년전부터 꾸준히 진행해 왔다는 것을 말하며, 그 방식도 위로부터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진행해 왔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도당 위원장 교체는 지역 당 체제 정비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상징적 징표이며, 이제 남은 것은 중앙 당 체제 정비문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당 대표자 대회를 통해 당 지도기관을 선출하기로 결정한 것은 돌발적 결정이라기보다 이미 수년전부터 예정되고 준비해 왔던 것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론적으로 후계자 문제를 초점을 맞춰 이번 당 대표자 대회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협소한 시각일 가능성이 높다. 후계자 문제를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보다 광범위한 차원에서 당 체제를 정비하기 위한 그랜드 플랜이 있었고, 그 일환으로 이번 당 대표자 대회를 개최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 특징
앞서 밝힌 대로 이번 조선 노동당 대표자회는 특정한 목적(후계자 지명?)을 위해 열렸다는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번 대표자회는 고난의 행군이후 오랫동안 아래로부터 추진해 왔던 당 체제 정비작업의 성과에 기초해 중앙당 체제를 정비함으로서 당 기능과 역할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이며, 따라서 이미 수년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왔던 사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표아래 열린 이번 당 대표자 대회에서 드러난 특징은 무엇인가?
첫째는 김정일 체제의 완성이다.
이번 조선노동당 대표자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노동당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유일적 지도체제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 지적하듯이 이번 대표자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악화로 인한 후계체제 구축의 시급성 때문에 열렸다는 것은 왜곡된 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대표자회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당의 비서로 추대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도체제를 보다 공고히 했다는 점에 있다. 이것은 북한의 공식적 보도와 발표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북한의 공식적 보도와 발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총비서추대를 가장 크게 다루고 있고, 이를 역사적 사변으로 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로 볼 때 이번 당 대표자 대회의 가장 큰 목표는 조선노동당을 김정일 총비서 체제로 확고히 정비하는 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규약개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규약개정내용을 보면 서문에 조선노동당에 대해
"김정일 동지를 중심으로, 조직 사상적으로 공고히 결합된 노동계급과 근로인민대중의 핵심 부대이자 전위부대"라고 규정해 놓음으로서 ‘김정일의 당’으로 명문화했다. 또한 “조선노동당은 주체사상의 기치밑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당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그 위력을 높이 발양시켜 나간다.”고 규정함으로서 김정일 중심의 당 체제와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이점은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에서도 잘 나와 있다. 결정서에 보면 “김정일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사상적전일체로서의 당의 특성에 맞게 조선로동당 최고지도기관의 구성과 그 지위와 역할에 대하여 새롭게 규정하였다”고 밝히고 있으며 또한 “ 조선로동당대표자회는 조선로동당규약개정안이 전당과 온 사회에 김정일동지의 유일적 령도를 더욱 철저히 실현하여 당을 영원히 영광스러운 김일성동지의 당으로 강화 발전시키며 주체혁명위업,사회주의강성대국건설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확고히 담보하리라고 확신하면서 당 규약 개정안을 조선로동당규약으로 채택할 것을 결정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김정일 이후 체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김정일 체제의 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로 볼 때 건강악화설이나 이상설 때문에 후계체제 구축을 서둘렀고, 그것 때문에 이번 대표자회를 열렸다고 볼 근거는 희박하다.
둘째, 당 기능과 역할의 정상화다.
잘 알다시피, 조선 노동당은 1980년 제 6차 당 대회이후 열리지 않았다. 그로 인해 중앙당 조직체계가 비정상적인 상태가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예를 들어 평상시 당 최고 지도기관인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혼자 남아 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사실상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중앙당 기구와 조직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중앙위원회의 위원들의 숫자가 거의 반 정도가 궐원으로 되고 있으며, 후보위원들의 숫자도 그와 비슷했다. 이러한 비정상적 상태는 당의 영도적 기능과 역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난의 행군이후 당 조직을 하부로부터 정상화 해 당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했고, 그 결과 앞서 밝힌 대로 지방 당 조직 체제 정비가 마무리 됨에 따라 이제는 중앙당의 기능과 역할을 정상화해야할 과제가 제기되었다.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서 중당당의 조직 체제를 정비함으로서 당의 영도적 기능과 역할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처로서 이번 당 대표자 회의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당 대표자 회의에서 중앙위원을 선출하고 선출된 중앙위원들이 모여 9월 전원회의를 개최해 중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 비서국, 노동신문 주필 등을 선출함으로서 중앙당의 조직 체제를 완비했다.
셋째, 당의 계승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처이다.
이번 당 대표자 대회에서 김정은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중앙위원으로 선출되었다. 한국의 언론에서는 이 부분을 과대하게 확대한 측면이 있다하더라도 김정은의 중앙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선출은 결코 범상한 일이 아니다. 이것은 누가 뭐래도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대중적으로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대표자회의에서 김정은 후계자를 공식적으로 등장시킨 것은 일반적 분석과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적 조치이다. 이를 가리켜 한국의 언론들은 김정일의 건강이상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8년도(26세)에 갑산파 사건에서 맹활약했고, 이후 당내에서 맹렬한 정치 조직 활동을 전개함으로서 실질적으로 2인자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볼 때 김정은의 등장(28-9세?)은 결코 너무 어리다고 볼 수 없다. 또한 1973년 9월 당 중앙위원회 제5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당 조직지도부장 겸 조직비서, 당 선전선동부장 겸 선전비서에 임명(31세)되고, 1974년 2월 당 중앙위원호 제5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정치위원으로 선출되면서 사실상 유일 후계자로 등장하였는데, 그 때의 나이가 32세였다. 또한 김일성주석이 해방직후 국내에 들어와 실질적인 국가수반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게 34세였다. 이로 볼 때 이번 김정은이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중앙위원으로 등장한 것이 김정일국방위원장보다 약간 3-4년 정도 빠를 뿐이다. 더구나 실질적으로 후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시점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로 볼 때 김정은이 대중적으로 등장한 것은 결코 김정일의 건강악화에 따라 급조된 결과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그 보다는 이번 당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당의 계승성을 보장할 수 있는 후계체제 구축작업을 동시적으로 추진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놓고 볼 때 김정일의 건강 악화 때문에 준비도 안된 후계자를 급조했다고 보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으며, 사실상 수년전부터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후계체제 문제, 특히 후계자 문제를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미 2001년부터 김정은 후계체제를 준비해온 흔적이 보인다고 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훨씬 이전부터 김정은 후계자는 이미 결정되고 준비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치료중일 때 김정은이 실질적으로 북한의 당과 정, 군을 지휘했다는 보도가 있는 것으로 봐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당 대표자회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우리사회에서는 김정은의 중앙위원진출과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선출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불붙고 있다. 소위 3대 세습(?)에 대한 논쟁이다. 이 문제에 대해 비판하거나 반대하지 않으면 친북 종북의 딱지가 붙여지며, 이 사회에서 이단아로 매도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차분하고 냉정한 분석과 평가 분위기가 사라지고 마녀사냥이 시작되고 있다. 일부 진보를 자처하는 정치가는 이를 기회로 삼아 분파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3대세습 반대를 진보의 잣대로 삼자는 주장까지 버젓이 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지적 풍토가 매우 우려스럽다. 진정한 진보는 용납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까지를 포용할 수 있는 똘레랑스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지적인 토론과 논쟁이 활발해 지고 진리로 향해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솔직히 본 연구자는 김정은의 중앙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선출 과정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김정은의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선출이 우리사회의 재단처럼 단순히 아들이기 때문에 자식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한 조처였는지, 북한이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계자로서 자질과 능력, 그리고 업적 때문에 북한의 인민과 당원들이 아래로부터 추대했는지 본인으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 아니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것이다 저것이다 결론을 내려 평가하고 논쟁하는 것이 과연 과학적이며 생산적일까?
북한은 나름대로 독특한 후계자론을 갖고 있다. 북한의 정치이론과 북한 체제 옹호이론으로서 후계자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험을 놓고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의 동의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사회의 대다수 북한 연구자들이거나 북과 관계했던 사람들은 북한 체제에 대한 찬반여부를 떠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질과 능력, 지도력에 대해 회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전혀 없다. 이로 볼 때 일단 북한의 후계자론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검증받은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물론 남측의 이념과 잣대로 볼 때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의할 수 없겠지만).
북한의 후계자론에 따르면 후계자는 ‘혈통본위’가 아닌 ‘인물본위’라고 한다. 인물본위란 혈통이 아니라 인물 즉 수령에 대한 충실성, 정치적 지도력, 이론적 능력, 정치적 판단 능력, 정치가로서 담력과 기질, 인민적 품성, 도덕성 등에서 최고 지도자로서 자질과 능력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유일한 잣대라고 한다. 여기에서는 ‘핏줄이기 때문에’도 반대하며, ‘핏줄이기 때문에 안된다’도 반대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은 세습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세습세가 아니라는 주장은 두 가지를 근거로 제시한다. 세습제라 하면 혈통이 유일한 조건으로 되어야 하며, 그 어떤 인물이나 합법적 절차와 방식을 통한 선출과정은 필요 없다. 그런데 혈통이 아닌 인물이 유일한 조건이며, 그것도 합법적 절차와 방식을 통한 인민(국민)들로부터 선출(추대)과정을 거치는데 어떻게 세습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항변한다.
또한 북한의 후계자론은 후계자는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당과 국가활동에서 후계자로서 일정한 업적을 쌓고 인민(국민)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결과 인민들로부터 광범한 지지를 받고 인민들의 적극적인 추천과 추대를 받아야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실천적 검증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은 후계자로 확정된 것이라기보다, 후계자로서 자질과 검증을 대중적으로 인정받고 업적을 쌓아 후계자로 지지 추대받기 위한 출발로서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후계자론은 후계자 문제는 단순히 후계자를 지명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후계자의 유일적 영도체계(후계체계)를 구축함으로서 혁명의 사상과 이론 혁명 업적 등이 후대로 계승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후계자는 선임 수령세대가 아니라 그 젊은 세대에서 나오는 것이 최상이라고 한다.
과연 현재 후계자로 부각되고 있는 김정은이 이러한 후계자론에 비추어 합당한 내용과 절차를 거쳐 후계자로 등장하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후계자로 확정된다면, 그것이 과연 세습인지에 대해서는 심중한 토론이 필요하다.
문제는 본 연구자를 비롯해 이남사회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김정은이 과연 북한이 주장하는 후계자론에 걸맞게 후계자로 등장했는가? 향후에도 후계자로 확정되는 과정이 이처럼 공정한 과정을 거칠 것인가에 대해 아무런 정보나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 문제에서 ‘옳다’ ‘그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토론은 불가능하다. 오로지 가치관과 선입관만이 난무하고 충돌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토론과 논쟁을 과연 하는 것이 옳은가?
여기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대하는 잣대 문제에 대해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는 매우 특수한 관계이며, 지난 수십년 동안 치열한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으며, 오해와 불신이 매우 높다. 이러한 조건에서도 남북은 화해협력과 평화 통일의 길을 걸어야 하며, 북한은 화해협력과 평화 통일의 상대방이다. 이점을 특별히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조건에서 단순한 개인이 아닌 책임 있는 조직이나 정치단체, 국가기관들은 북한문제에 대해 매우 사려 깊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북한 문제를 대할 때의 기본 잣대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관적 의지와 달리 남북관계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시키고, 그로부터 우리 사회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피해와 희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북관계의 이러한 특수성으로부터 모든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잣대로 삼아야 한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잣대로 삼는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내정불간섭원칙이며, 둘째는 체제 인정과 존중의 원칙이다.
내정불간섭의 원칙이란 상대방의 내정에 관한 문제는 이래라 저래라 개입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르면 북한의 후계제도 문제는 엄연히 북한의 핵심적인 내부 문제이다. 가장 예민한 내부문제이다. 이러한 북한의 내부 문제에 개입하거나 간섭하려는 태도는 6.15, 10.4선언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남북 화해협력과 평화통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남북대결을 부추겨 한반도 평화에도 매우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소위 3대 세습 문제에 대해서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사고방식이며, 우리 국민들의 ‘평화로운 삶’에는 일언반구의 관심도 없는 반민중적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한 주장에 대해 묻고 싶다.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저지하기 위해 투쟁하라는 말인데, 도대체 어떻게 저지하겠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MB 정부의 비핵개방 3000처럼 3대 세습 중단을 남북대화와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그것을 수용하지 않으면 대화를 중단하고 제재와 압력을 가하자는 말인가? 그렇다면 MB의 비핵개방 3000은 무엇이 문제인가?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를 문제시 삼는다면 3대 세습뿐만 아니라 2대세습도 문제일 것이며, 북한의 선군 체제도 문제일 것인데, 그러한 북한과 어떻게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겠는가? 남는 것이라고는 끝까지 투쟁할 뿐이 아닌가?
서로 체제와 제도가 다르고 가치관과 이념이 다른 남북 사이에서는 서로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 이념에 대한 오해와 불신, 견해와 가치관의 차이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서로 엄청나게 다른 조건에서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모색하기 위한 기본 전제와 출발점은 상대방의 내정에 대해서는 철저히 불간섭한다는 기본원칙을 지키는 길뿐이다. 자신의 이념과 가치관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패권주의 사고발상과 하등 다르지 않다.
체제인정과 존중의 원칙이란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견지하는 조건에서 그것을 뛰어넘어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 이념과 가치관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것이다. 10.4선언에서는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이러한 원칙을 밝히고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가치관과 견해를 존중할 때 진실한 대화가 가능하고, 상호이해와 협력의 길이 열리게 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과 견해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려 할 때 대화가 차단되고, 갈등과 대결이 싹트게 된다. 이것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어서나 집단과 집단의 관계에서나, 남과 북의 관계에서나 적용되는 보편적 원리이다.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은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를 우리의 가치관에 기초해 비판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그들의 가치관에 기초해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태도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서로의 공존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말한다. 공존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남북관계를 평화와 통일의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이다.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잣대로 볼 때 북한의 후계체제 문제는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로 받아들이고,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4. 향후 전망과 바람직한 남북관계를 위해
이번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 회를 후계자 등장을 중심으로 분석하게 되면, 향후 북한 정권의 향방과 정세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이번 대표자회의 후계 체제 정비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심의 당 체제 완성, 그리고 당 체제정비를 통한 당 기능과 역할의 정상화라는 측면이 주요한 측면이라는 점을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북한의 당, 정, 군 체제가 완비되어 당과 국가기구가 정상적인 형태로 완비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의 정치군사체제의 정상화, 즉 김정일 체제의 안정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이 이번 대표자회에서 새로운 정책과 노선이 채택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대표자회의 성격으로 볼 때 향후 북한 정권은 기존의 정책과 노선을 바꾸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이번 당 규약에 선군정치를 사회주의의 기본 정치방식으로 규정함으로서 향후에도 선군정치가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부연구자들은 또한 당 체제정비가 마무리되고 당 기능과 역할이 정상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됨에 따라 당의 영도적 기능과 역할이 확대될 것이며, 국방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축소되고, 선군정치가 정상정치로 전환될 것이 아닌가 하고 보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이는 당의 기능과 역할과 선군정치를 대립적으로 보는 견해인데, 당의 역할강화와 선군정치는 상호 대립되지 않는다.
이렇게 놓고 볼 때 향후 바람직한 남북관계의 발전방향에 비추어 볼 때 북 체제 불안정성을 전제로 한 제반 정책과 대책은 현실에 부합되지 않으며, 전혀 실익도 없고 남북관계의 발전만을 가로막을 뿐이다. 이러한 비합리적이고 사실과 동떨어진 정책과 노선을 폐기하고 북한 체제와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내정 불간섭의 원칙에 기초해서 대화와 협력노선으로 나가야 한다.
북 후계 구축 착수와 당 대표자회의 평가와 분석
-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을 경계하며 -
북 후계구도 착수, 불편하지만 인정해야 할 북한의 내정
44년만에 개최된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삼남으로 알려진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이에 앞서 김정은을 조선인민군 대장 칭호를 사용한다는 명령이 김정일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 이름으로 하달되기도 했다. 이로써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이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본 외무상이 적절하게 지적했던 것처럼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이 어느 만큼 속도감 있고, 어느 만큼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3대 세습’이라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남측 사회에서도 북측의 후계자 구축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확산되고 있다.
‘삼대세습’을 바라보는 남측 사회의 마음 역시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하다는 것이 그릇된 것으로 직결되어서는 곤란하다. 우리에게 불편하다고 인식되는 것이 다른 이들에게는 불편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이 대단히 불편한 일이긴 하지만,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은 인정해야 하는 북측의 내정인 것이다.
이는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남과 북은 두 개의 정상선언에서 상호 체제를 이해하고 존중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김정은이나 혹은 다른 인물이 후계자가 되는 것은 북측의 내정이며 북측의 내정을 존중하는 것이 남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남측 사회의 가치와 상식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존중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존중하지 않겠다는 것은 상호 체제인정과 존중이라는 남북 사이의 합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다. 비록 이해하기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남북관계 발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북측의 내정을 존중하는 것이 두 정상선언의 정신이다.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따라서 주목해야 할 것은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의 본격화가 남북관계 발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이다. 이는 다시 북측 체제의 안정성이라는 내적 측면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성이라는 외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김정은 후계자 구축 작업이 북측 사회주의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에 대한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은 상당한 시간을 요구한다.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구축되었을 때 특히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서거했을 때 국제사회는 북측의 붕괴를 예견했다. ‘김일성의 아들’ 외에 아무런 능력도 자질도 없는 사람이 지도하는 사회는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그러나 북측은 붕괴되지 않았고, 안정화되었다.
즉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의 아들’에서 ‘북측 정권의 최고지도자’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데 30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이 후계자의 지위에 가까워진 이유가 단지 ‘김정일의 아들’ 때문인지,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인지 여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명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당 총비서로 재추대되고, 당의 지도기관 선거가 마무리됨으로써 김정일 체제가 견고하며, ‘당적 영도’가 공고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번 당대표자회를 계기로 북측 체제는 더욱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 후계구도 작업의 본격화가 북측 사회주의 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둘째, 김정은 후계자 구축 작업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북측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상 후계 구축 작업이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대외정책 변화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볼 근거 역시 없다.
대개 북측 체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는 북측 체제의 불안정성이 한밥도 정세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유례없는 3대째로의 세습은 충격적일 뿐 아니라 권력세습 안정화를 이루기 위해서 대외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한나라당 대변인의 논평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시각으로 보면 김정은 후계 여부와 무관하게 북측 체제는 불안정하기만 하다. 김정은 후계 구도 착수 이전에 북측 체제가 안정되었다고 인정했다면 이같은 논평이 최소한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지만 이미 전부터 북 체제의 불안정성을 ‘우려’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정세 전망은 그들의 ‘바람’이거나 근거 없는 말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일 뿐이다.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 자체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 권력 승계 여부와 무관하게 북측은 자신이 설정한 대외정책, 대남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갈 것이며, 정세의 유동성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전개과정에 달려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조선로동당 규약 개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번 당대표자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조선로동당의 규약을 개정했다는 것이다. 당 규약 서문에서 ‘사회주의 완전한 승리’라는 표현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로 바뀌었으며, ‘공산주의 사회 건설’이라는 당의 최종 목적이 ‘인민대중의 완전한 자주성 실현’으로 대체되었다.
이같은 개정은 대외정책과 관련된 것이라기보다 북측 자체의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의 구분이 없는 계급이 하나뿐인 사회’인 공산주의 건설에 대한 현실적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 완전한 승리’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로 바뀐 대목 역시 2012년 강성대국 건설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 중 하나는 이번에 진행된 당 규약 개정이 ‘대남 적화 노선’의 변경 여부이다. 여기서 분명하게 개념을 정립해야 할 것은 ‘대남적화 노선’과 ‘대남 적화통일 노선’의 차이이다.
문제의 대목을 보자.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데 있다.”
위 문장은 당면목표와 전국적 범위, 최종 목표라는 세 항목을 담고 있다. 문제의 ‘대남적화 노선’은 최종목표라는 항목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최종목표는 통일 여부와 상관없는 말 그대로 최종목표라는 점에서 ‘대남 적화통일 노선’과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대남 적화통일 노선’은 전국적 범위를 설명하는 항목과 관련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적화통일 노선’으로 단정짓기는 무리가 따른다.
당 규약 서문의 다른 대목을 보면 확인된다.
“조선노동당은 남조선에서 미제 침략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 군국주의의 재침책동을 짓부시며 사회의 민주화와 생존의 권리를 위한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 성원하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하고 나라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투쟁한다.”
위 대목에는 적화통일 노선이라 부를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없다.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은 이미 남과 북이 합의한 사항이며, 미제를 몰아내는 것,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 등은 남측 사회의 시각에서 과격한 표현일 수는 있어도 이것이 적화통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남측과 국제사회를 고려하여 그 표현을 수위를 상당히 완화시킨 대목이 눈에 뛴다. 아래는 1980년 개정된 서문 중 위의 내용을 담고 있는 대목이다(밑줄 그은 표현을 비교해보라).
“조선로동당은 남조선에서 미제국주의 침략군대를 몰아내고 식민지 통치를 청산하며 그리고 일본 군국주의의 재침기도를 좌절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남조선 인민들의 사회민주화와 생존권투쟁을 적극 지원하고 조국을 자주적 평화적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기초하여 통일을 이룩하고 나라와 민족의 통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투쟁한다.”
결국 당규약은 궁극적 목표로 ‘적화노선’을 규정하고 있을지언정 ‘적화통일 노선’을 규정하고 있는 대목은 없다. 그렇다면 궁극적 목표로 제시된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데 있다”는 표현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물론 이 대목에서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한다는 것은 곧 ‘사회주를 건설한다’는 적화노선을 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다소 ‘포용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즉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북측이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삼는 것 자체를 당 규약에 명시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일까 하는 점이다. 남측의 헌법 역시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흡수통일 노선’을 헌법상에서 견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조선로동당 규약에서 선행적으로 이와 같은 궁극적인 목표가 사라진다면 남측 헌법을 평화통일 지향적인 헌법으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객관적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측의 평화통일 운동 진영에서 아쉬워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향신문에서 김연철 박사가 적절히 표현했듯이 “남한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에도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매우 유감”인 것은 사실이다.
‘종북 논란’ 부추기는 경향신문 사설에 부쳐
민주노동당의 ‘친북적’ 행위를 보수 언론에서 비난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치부할 수 있다. 진보개혁 언론에서 민주노동당의 ‘친북적’ 행위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반북’ 혹은 ‘비북’ 행위보다 ‘친북’ 행위가 평화통일을 위한 것이라는 신념속에서 민주노동당 역시 ‘반북’과 ‘비북’ 행위를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노당은 3대 세습을 인정하겠다는 것인가”라는 10월 1일자 경향신문의 사설같은 경우라면 곤란하다. 무엇을 위한 비판인지 그 비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호하거나 혹은 대단히 위험스러운 맥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위 사설은 ‘진보라고 자처하는 일부 세력’(타겟은 민주노동당이다)에게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 3대 세습’을 비판하지 않는 것은 ‘북한 추종행위’이며 ‘냉전적 사고의 잔재’라고 주장한다.
경향신문에 묻고 싶다. ‘북한의 3대 세습’을 인정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김정일 정권의 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결국 무위에 그칠 경우 즉 북측 정권이 그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3대 세습’을 강행했을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3대 세습’하는 북측 정권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인가 말겠다는 것인가. 경향 사설이 그같은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지만 그 맥락을 보면 ‘3대 세습 정권’과는 대화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다시 한번 경향에 묻고 싶다. ‘3대 세습’ 정권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3대 세습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북측 정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 정권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가.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3대 세습’을 문제삼는 것이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행위인가 아닌가 판단이 필요하다. ‘3대 세습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평화와 통일을 위한 대화 상대방으로 인정한다면 ‘3대 세습’ 문제는 불편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3대 세습’을 비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자기 만족감을 가져다 줄수는 있지만 남북관계 발전의 측면에서나 한반도 정세 발전의 측면에서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다. 남측 사회의 상식적 시각에서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어렵고 동의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민주노동당 내에도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어렵고 동의하기 어려워 하는 당원들도 많이 있다. 굳이 밝히자면 필자 역시 그같은 당원 중에 한명이다. 따라서 이해할 수 없다는 논평은 가능하다. 받아들이기 어렵고 동의하기 어렵다는 논평은 가능하다.
그러나 ‘인정할 수 없다’는 논평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인정에 대한 조건’이 붙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3대 세습’ 뿐 아니라 ‘북한 체제와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같은 사고야 말로 냉전적 사고의 잔재이고, 6.15와 10.4 선언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민주노동당은 판단하다.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하여 ‘북한 추종’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또 하나의 ‘오리엔탈리즘’에 불과하다. 상대방을 객체화하고 타자화하여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규정하고 그 잣대에 어긋난다고 하여 ‘종북’이니 ‘냉전잔재’니 딱지를 붙이는 것은, 술자리의 안주감으로 삼을 수는 있어도 언론사의 공식 논평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리엔탈리즘의 저서 에드워드 사이드는 유럽 사회의 오리엔탈리즘이 결국 19세기와 20세기 유럽열강의 아시아 침략의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것이 ‘북한 정권’이 되었건 민주노동당이 되었건 상대방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것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패권적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경향신문의 위 사설은 유감을 넘어 불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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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향 미디어로그의 Noribang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세습을 '휴전선 너머 일이니 놓아 두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도의적 기준에서 비판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겠네요.
발언의 수위는 남북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조절할 수 있지만,
민노당이 '그건 그 쪽의 문제'라고 간단히 정리하거나,
일반적 도덕 원칙을 얘기한 경향신문 사설을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는 생각입니다.
차라리 가만히 있었으면 모를까,
설령 이북이 세습을 당연히 여긴다 해도,
정당의 일반적 윤리원칙에 의한 판단은 과연...?!
첫째는 북한 사람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대단히 독선적이군요. 봉건적 통치 체재는 나쁘다. 그러니 봉건적 통치체재를 당연시하는 북한주민들은 어리석다?
내 짧은 지식으로는 우리 나라도 한때는 봉건시대가 있었고 나빳던 시대도 있었지만 성군이 지배하던 시절은 좋은 시절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북한 사람들을 모독 하는 것인가요?
둘째는
일면 타당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권 운운 하는 이들이 자신들에게 유 불리를 먼저 따지고 적당한 선에서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정간섭이라는 반발을 불러 오는 것이 아닐까요?
나는 내가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내 자식들이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의 인권을 운운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떳떳하고 좋은 본을 보인다면 북은 변할 것입니다. 통일 독일을 보십시요.
셋째는
하하하 누구에게 하는 소리입니까?
혹시 우리에게 빨갱이는 뿔달렸다고 가르치던 세력들에게 하는 소립니까?
넷째는
세습이 아주 잘못되었다는 또는 비인권적이라는 실제적 논증부터 하시는게 우선이 아닐까요?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세습되어서 잘못되었던 아님 태정태세문단세 로 이어지는 조선왕조에서 세습의 폐해를 증명 해 보이던가요.
모순이 이정도면 상당히 위험 합니다. 얼굴을 붉혀놓고 대화하잖이요. 상대방을 설득 할 만한 아무런 논리도 없이 말입니다.
다섯째
논리에 대한 전제도 없이 논리라니요.님은 논리를 논할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
논리에
1. 성군 시절이 있다는 이유로 봉건시대는 긍정될 수 있는겁니까?
2. 그럼 외국의 인권얘기는 절대 하지말아야할듯ㅋㅋ
3. 님한테 하는 소립니다
4. 그건 세습하는 쪽에서 증명해야죠
5.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여섯째
북한 사람들이 자유의지로 후계자론을 반대하더라고 증명해야 하는것 아닌가요?
일곱째
남쪽에도 독재를 찬양하고 식민지배를 받았던 것을 정당하게 여기는 세력들이 있더군요. 황당하지요. 남에서는 툭하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운운하며 현실론을 들먹이더군요. 저들은 북남이......운운하며 넘어가겠지요.
이런 *같은 세상을 끝내려면 하루 빨리 통일을 하여야 합니다. 평화통일을 저해하는 즉 남북 대화를 가로막는 어떠한 시도도 더이상 있어서는 안되리라 여깁니다.
*굳이 첫번째 글보다는 두번째 반론에 토를 단 이유는 님의 얄팍합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6. 4에서했던 소리와 마찬가지로 그건 후계자론을 내세우는 쪽에서 증명책임을 져야죠
7. 그럼 북의 독재를 찬양하고 북한인민의 착취를 정당하게 여기는 세력은 누구?
이런 X같은 세상을 바꾸려면 우선 '바로 보는 법'을 익혀야겠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일곱째
찌질합니다.
일반적인 상식과 순리라 하셨나요?
그것이 어째 일반적입니까? 님의 상식과 순리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일곱째
는 님이 세습의 폐해에 대해 확실히 규명을 했다면 필요없는 사족이지요.
시원한 글 잘 봤습니다
1.굳이 아니랄 필요는 없을 듯
2.자신의 유 불리를 따라서는 말아야 한다.가 정답이겠지요.
3.나는 북에 대해 안다고 한적이 없는데 이상 하네요.
4.저네들은 저네들 나름의 세습의 필요를(옳은지 그른지는 모르겠지만)그 반대편에서 비판을 하려거든 당연히 잘 못되었으니 그만 두라는 논리가 필요하지 않은가요?
5.난 일반적인 상식과 순리를 말한 적이 없는데요. 혹시 난독증?
6.4에서 이미 밝혔고
일곱째. 피장 파장이라!! 경향일보 주필 자리가 그정도로 허접한 자린가요? 그렇다면 저와같이 그냥 야인으로 사시던가요.
제가 조선일보에서 이글을 읽었다면 왜 이렇게 열을 낼까요? 그러려니 하지요.
사실 북의 세습을 어떻게 보아야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으니 저와 같은 범인은 외부에서 지식을 얻을 수 밖에요.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메이저 신문보다는 경향이나 한겨레에서 얻기를 바랬지요. 헌데 경향에서 조선식 논리전개에 분노 할 수밖에요. 북이 세습을 합리화 하려는 허접한 논리보다도 더 허접한 또는 사심을 앞세운 님의 이 글에서 아무것도 얻을게 없어서 실망이 매우 크다는 겁니다.
그렇게 관용적인 시각이라면
사기업인 삼성 욕은 말아 줬으면
합니다~~
되도 않은 후개자론 따위보다
삼성세습이 차라리
더 믿음직하네...
적어도 삼성은 탈세말고 없잔아~
아... 뇌물도 있나...??
북이 3대 세습을 하더라도 내겐 별 해가 없지만(현재까지는)삼성이 하는 탈세와 검은 돈 그리고 삼성 장학생까지 내게 혹은 내 자식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잖아요 옹~~
워째서 재 반론이 없는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