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9년 11월9일 아침 프랑스 하원의장인 뤼시앵 보나파르트는 자코뱅파의 쿠데타 기도 위험이 있다는 구실을 내세워 회의장을 파리 교외로 옮겼다. 이때 경호 책임을 그의 형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맡았다. 30세의 나폴레옹은 그날 손쉽게 군대를 동원해 반대파 의원을 체포, 의회를 장악한 뒤 새 정부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이것이 쿠데타다.

1922년 10월27일 블랙 셔츠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은 전국에서 지역 주요 기관을 점거한 뒤 로마로 총집결해 봉기한다는 로마 진군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계획대로 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체계가 없었고, 통제 밖의 엉뚱한 행동이 속출했으며, 기관을 제대로 장악하지도 못했다. 무솔리니는 봉기가 실패하면 스위스로 피신하기 위해 밀라노에 머물고 있었다. 총리는 계엄령을 내리려 했지만, 국왕이 결재하지 않자 사임했다. 그러나 어느 정당도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다음 내각을 구성할 수 없게 되자 국왕은 28일 무솔리니에게 전화를 걸어 새 정부 구성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때서야 무솔리니는 기차를 타고 30일 로마에 도착했다. 이것도 쿠데타다.

무장한 태국 군인들이 방콕의 경찰청 바깥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출처: AP연합뉴스)


그렇다면 이건 쿠데타일까, 아닐까. 태국 군부가 어제 계엄령을 전격 선포하고, 정부 청사·방송사·주요 도로에 군 병력을 배치했다. 그리고 치안기관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각 부처의 보고를 받는 등 정부를 장악했다. 그런데 군부는 “이건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무솔리니보다 더 정교하게 정부를 통제하고 있는데 쿠데타가 아니라는 것이다.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중 담배 파이프를 그려넣고 그 밑에 ‘이건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장을 적어 넣은 것이 있다. 사실 그 그림은 파이프를 흉내내 그린 것일 뿐 파이프는 아니다. 마그리트는 이렇게 해서 파이프, 파이프 그림, 파이프라는 단어 가운데 무엇이 진짜인지를 묻고 있다. 태국 군부도 마그리트처럼 1932년 이래 18번의 쿠데타 가운데 이것이 진짜 쿠데타인가 묻는 것 같다. 쿠데타의 이미지일 뿐 쿠데타는 아니라는 주장일 것이다. 사실 태국에서 쿠데타는 정치의 일부. 그렇다면 굳이 쿠데타라고 달리 부르지 않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쿠데타는 쿠데타다.


이대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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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향 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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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ㅅㄹ 2016.05.28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련발생근거(1) : 성매매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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