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술자리 다툼은 용서로 끝난다. 1986년의 국회 국방위원회 회식 사건도 그랬다. 군사정권 실세 장군의 발차기에 남재희 민정당 의원이 피를 쏟았지만, “술자리의 일이니 술자리에서 끝내자”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노태우 의원은 남 의원에게 “너 한 대 맞아 볼래” 하고 협박했다. 야당도 문제를 삼으면서 정국 현안으로 부상했다. 2006년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 성희롱 사건도 술자리에서 벌어졌지만, 용서받지 못했다.

사실 술자리 실수에 대한 불처벌은 술자리 평화 보장을 위한 술꾼의 고안물이다. 불처벌 관행이 있어야 실수 안 하려 긴장하다 술맛 잃어버리는 사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처벌 관행은 대가를 치른다. 관용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만드는 유인이 되기 때문이다. 축구장 실수는 어떨까. 이탈리아의 조르조 키엘리니는 얼마 전 월드컵 경기에서 자기 어깨를 깨문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를 용서했다. 키엘리니는 “그 일은 경기장에서 이미 끝난 일”이라며 국제축구연맹의 징계가 “가혹하다”고 가해자를 감쌌다. 마라도나도 징계를 비판했다.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가 2014 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이탈리아 최종전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깨문 뒤 엉덩방아를 찧은 채 앞니를 만지고 있다. (출처: AP연합)


그러나 피해자의 용서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처벌은 피할 수 없다. 피해자에게 그럴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밀양>에서 전도연은 아들 유괴범을 용서해 주기로 마음먹고 교도소를 찾았다. 그런데 범인은 “주님의 이름으로 참회했다”면서 “주님의 용서와 사랑 속에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용서한 적이 없는데 가해자가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스스로 용서한 것이다.

1980년 8월 광주에서 피를 묻힌 전두환을 위해 유명 목사들이 조찬 기도회를 열었다. 이때 목사들은 전두환이 “악을 제거하고 정화”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밀양>처럼 피해자가 용서한 적 없는데 저들끼리 신을 빌려 용서하고 용서받은 것이다. 인간은 자기 의지를 지닌 존재다. 피해자에게 불처벌 자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용서할 자격은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용서할 자격을 신에 의해 박탈당했다면 그건 인간이라기보다 벌레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밀양>의 원전인 이청준의 단편 소설 제목도 ‘벌레이야기’다. 이청준에 따르면 키엘리니는 하나의 온전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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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향 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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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ㅅㄹ 2016.05.28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련발생근거(1) : 성매매특별법
    § 내용 :
    ○요약(1 ) : 평택*성환경찰은 "우리나라는 구심점이없다"고 헌법을 비방하며 왕권정치를 해야된다고 주장하는者들입니다. 헌법前文과 헌법全文을씹는 者들입니다.(청심회두목김형규와 부두목김지권일당과 이영준 최부림 재일이 이석종 일당의주범임)
    ○요약(2) : 평택*성환경찰은 "악법도 법이다"라고 헌법을씹는 者들이며, 전제군주제와같은 왕권정치를 해야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전문을씹는(헌법청산을 주장*기도하는)者들입니다.
    ○요약(3) : 평택*성환(천안서북)경찰은성문헌법을 娼女Sex라고 비방하는者들이며,동시에 일제시대와 이토히로부미를 찬양하며 일제의식민통치를 해야된다고주장하는 者들입니다.

    § 평택 성환(천안서북) 서초경찰서장일당은 성문헌법을창녀Sex라고비방하는者들이며,전제군주제와같은 왕권정치를해야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전문을씹는 者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