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동서 문명이 만나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꽃피던 곳이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사는 30만명의 흑인은 그 다양성의 증거다. 이들은 2009년 지방선거 때 8명의 후보를 내기도 했다. 종교는 이슬람 외에 기독교, 만다야교, 바하이교, 야지디교가 서로 공존해왔다. 가령 기독교는 후세인 정권 때도 종교의 자유를 상당 부분 보장받기도 했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 붕괴 뒤 등장한 누리 알말리키 정권은 이 다양성을 무너뜨렸다. 시아파의 알말리키 총리는 이라크 현실을 무시한 채 권력을 독점했고, 이는 수니파 반군 무장단체 ‘이슬람국가’가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 이 무장조직이 자기의 신념과 다른 이라크인을 악마로 간주하며 무차별 테러를 하는 데는 알말리키 책임이 크다. 최근 공격대상은 쿠르드계 야지디족. ‘이슬람국가’는 조로아스터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혼합된 종교를 믿는 야지디교가 악마를 숭배한다며 야지디족을 잡아 산 채로 매장하고 여성을 노예로 부리고 있다. 이들이 산으로 도피, 음식과 물도 없이 버텨야 하는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처하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과 야지디족을 보호한다며 공습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이라크의 모술에서 ISIL의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_ AP연합


‘이슬람국가’는 권력 독점의 다른 얼굴이다. 다양성의 사회에서 나누지 않고 독식하려는 욕망은 그 이면에 악마성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차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찾아내 제거하려고 한다. 그러나 차이는 추상 혹은 환상일 뿐 제거하려는 것은 인간성이다. 설사 차이를 제거했다 해도 작은 차이를 두고 다시 갈등할 것이고 그 때문에 작은 차이는 큰 차이로 자라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지구는 초속 30㎞로 태양을 돌고, 태양은 초속 250㎞로, 은하는 초속 600㎞로 우주를 달린다. 인간은 이렇게 우주를 정처없이 방황하고 있는 지구의 표면에 붙어 살고 있다. 139억년을 1년으로 축약한 칼 세이건의 ‘우주달력’에 따르면 인류는 이 외로운 지구의 표면에서 12월31일 밤 10시30분에 태어났다. 그리고 31일 밤 11시59분45초에 문자를 발명했다. 외계인이 지구인을 들여다본다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태어난, 똑같이 생긴 종족이 서로 다르다며 싸우는 장면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대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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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경향 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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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ㅅㄹ 2016.05.28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련발생근거(1) : 성매매특별법
    § 내용 :
    ○요약(1 ) : 평택*성환경찰은 "우리나라는 구심점이없다"고 헌법을 비방하며 왕권정치를 해야된다고 주장하는者들입니다. 헌법前文과 헌법全文을씹는 者들입니다.(청심회두목김형규와 부두목김지권일당과 이영준 최부림 재일이 이석종 일당의주범임)
    ○요약(2) : 평택*성환경찰은 "악법도 법이다"라고 헌법을씹는 者들이며, 전제군주제와같은 왕권정치를 해야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전문을씹는(헌법청산을 주장*기도하는)者들입니다.
    ○요약(3) : 평택*성환(천안서북)경찰은성문헌법을 娼女Sex라고 비방하는者들이며,동시에 일제시대와 이토히로부미를 찬양하며 일제의식민통치를 해야된다고주장하는 者들입니다.

    § 평택 성환(천안서북) 서초경찰서장일당은 성문헌법을창녀Sex라고비방하는者들이며,전제군주제와같은 왕권정치를해야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전문을씹는 者들입니다.